후배가 실험 중에 폐놀에 노출되어 응급실에 다녀왔다.
다행히 넓은 부위는 아니었는데 폐놀에 닿은 부분이 빨갛게 화상을 입었다. 인터넷에는 화학적 중화 방법들이 설명되어 있어서 그러한 조치를 기대했었는데, 근처 대학병원에 가보니 마땅히 조치를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다른 병원을 권유해서 택시를 타고 대학병원 여러 곳을 돌았다.(-고 한다.)
마지막에 경희의료원에서 피검사를 하는데 걱정도 되고, 내가 와주기를 바라는 것 같아서 보호자로 다녀왔다. 다행히 피 검사 소견은 정상이었고 링거를 맞은 후, 피부과 외래 진료 예약을 잡고 나올 수 있었다. 다만 피검사 소견이 안 좋게 나오더라도 입원할 수 없다는 말을 들으며 병상이 많이 부족하단 걸 알게 되었다.
응급실은 처음이었다. 이곳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이었다. 앞에 심정지 환자가 있었다. 그리고 밖에서 자신의 두 손을 빌듯 기원하며 떨고 있는 아주머니를 보았다. 신생아 중환자실이 없어서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아이를 보았다. 다른 병원을 알아봐주기 위해 전화하는 간호사와 아이의 아버지는 분주했다.
현실감이 없었다. 나도 죽기 전에 이곳에 오게 되겠지란 예감이 들었다. 그렇게 멀게만 느껴졌던 죽음의 그림자가 내 삶에도 조금 모습을 드러냈다. 폐놀에 노출되어 혹여 독성으로 인해 자신의 몸이 상할까 걱정했던 후배 또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감사하게 느껴졌다. 그들은 주의를 기울이고 자신의 지식을 활용해서 환자를 훌륭하게 돌봐주었다. 나도 사명감을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기여하는 삶을 살고 싶다 생각했다.
자기부담금 18만원, 공단부담 52만원정도 나왔다.
페놀(Phenol) 노출 시 신체 반응
페놀(phenol, C₆H₅OH)은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로, 피부, 호흡기, 소화기, 신경계 등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노출 경로에 따라 신체 반응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1. 피부 접촉
✅ 경미한 접촉:
- 화끈거림, 가벼운 자극
- 피부가 하얗게 변하거나 가벼운 부식
✅ 심한 접촉:
- 부식성 화상 (Chemical Burn): 피부 조직이 괴사할 수 있음
- 무통증 가능 (페놀이 신경을 마비시킬 수 있음)
- 피부가 창백하거나 갈색으로 변색
- 흡수 독성: 피부를 통해 흡수되면 신경계 및 심혈관계에 영향
2. 흡입 (호흡기 노출)
✅ 경미한 노출:
- 인후통, 기침
- 코와 목 점막 자극
✅ 심한 노출:
- 폐부종 (폐에 물이 차는 증상) 가능
- 호흡곤란, 흉부 통증
- 두통, 현기증, 피로
- 심하면 혼수상태
3. 섭취 (소화기 노출)
✅ 소량 섭취:
- 구강 및 인후 점막의 화상
- 심한 통증, 구토, 복통
✅ 다량 섭취:
- 심한 위장 점막 부식
- 출혈성 위염 및 장 괴사
- 혈압 저하, 쇼크
- 신부전, 간손상
- 심하면 사망 가능
4. 신경계 영향
✅ 경미한 노출:
- 어지러움, 두통
- 집중력 저하, 졸음
✅ 과다 노출 시:
- 경련, 중추신경계 억제
- 혼수, 호흡 정지 가능
5. 만성 노출 (장기간 반복 노출)
- 간, 신장 손상
- 혈액계 이상 (빈혈, 메트헤모글로빈혈증)
- 만성 피부염, 색소침착
- 신경계 이상 (손떨림, 기억력 저하)
응급 조치 방법
- 피부 접촉: 즉시 다량의 물로 씻고, 오염된 옷 제거
- 흡입: 신선한 공기가 있는 곳으로 이동, 호흡곤란 시 산소 공급
- 섭취: 구토 유도 금지, 즉시 병원 이송
- 눈 접촉: 15분 이상 깨끗한 물로 세척
페놀은 강한 독성을 가지므로, 실험실이나 산업 환경에서 취급 시 보호장비(PPE: 장갑, 고글, 방진마스크 등)를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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