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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계산하다 지쳐서 좌절하고 마는 현 세대 - 최재천 교수

by 해랑(Sea-wave) 2021.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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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 원장이셨던 최재천 교수님 강의를 듣다가 "계산하다 좌절하고 마는 현 세대" 라는 문장에 꽂혀서 글을 남긴다.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낳는건 이상한 겁니다" 라는 주제의 강연이다.

안그래도 12년도인가 13년도에 바람직한 양성평등에 대한 교수님 인터뷰가 오늘 카카오탭에 떠서 신기했는데, 우연이 참 신기하다.

1. 다른 얘기지만 평소 유학을 가겠다는 대학생들이 상담을 청해와서 그들에게 학비조달법을 물어보면, 1-2년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을거라 답한단다. 그러면 최재천 교수님은 꿈 깨라고 하신단다. 대한민국에서 젊은 나이에 돈 모으기 정말 힘들다고 ···

2. 웨딩비부터 해서 요즘 젊은 사람들은 전부 결혼비용을 계산하고 모으려 하는데 모아지지가 않으니까 " 결혼 꼭 해야하는건가 ···" 하고 낙담하게 된다는 이야기의 맥락이었다.

3. 생물과 진화적인 관점에서 사회적 현상을 분석하면 참 신기한데, 지금 대한민국에서 아이낳는 사람은 아이큐가 두자리라고 하신다 ㅋㅋ

4. 강의를 듣다 말고 나오게 된 계기는 결혼과 진화적 관점의 연관성이 떠올라서다. 여러분은 '진화' 하면 누가 떠오르는가? 나는 찰스 다윈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그는 대가(大家)다. 높은 학식이 꼭 현명함을 보장하지 않더라도, 진화론에 기여한 그의 추론 능력과 논리력을 볼때 나는 그가 나보다 거의 모든면에서 현명할거라 기대한다.


5. 찰스 다윈도 결혼을 망설였다. 하지만 그는 참신하게 접근했다. 사촌인 엠마와 결혼하기 전 프랭클린의 유서깊은 +/- 표를 이용하여 marry ㅣnot marry 를 적어보았다. 결혼 했을 때의 장점, 결혼하지 않았을 때의 장점을 비교하는 것이다.

캠브릿지에서 교수자리를 얻을 수 있을지, 가난하게 살게 될 것인지, 계획했던 여행을 떠날 수 있을지, 나중 ... 그런 인간적인 고민들.

The original manuscript is in: Cambridge University Library, DAR 210.8:1

Second note [July 1838][12]

This is the Question[13]

Marry

Children—(if it Please God) [14] — Constant companion, (& friend in old age) who will feel interested in one,— object to be beloved & played with.— —better than a dog anyhow.— [15] Home, & someone to take care of house— Charms of music & female chit-chat.— These things good for one’s health.— [

but terrible loss of time. —

My[17] God, it is intolerable to think of spending ones whole life, like a neuter bee, working, working, & nothing after all.— No, no won’t do.— Imagine living all one’s day solitarily in smoky dirty London House.— Only picture to yourself a nice soft wife on a sofa with good fire, & books & music perhaps— Compare this
vision with the dingy reality of Grt. Marlbro’ St.

Marry—Mary—Marry Q.E.D.,

Not Marry[18]

Freedom to go where one liked— choice of Society & little of it. — Conversation of clever men at clubs— Not forced to visit relatives, & to bend in every trifle.— to have the expense & anxiety of children— perhaps quarelling— Loss of time. — cannot read in the Evenings— fatness & idleness— Anxiety &
responsibility— less money for books &c— if many children forced to gain one’s bread.— (But then it is very bad for ones health[19] to work too much)

Perhaps my wife wont like London; then the sentence is banishment & degradation into indolent, idle fool—

It being proved necessary to Marry


6. 여기서 그는 Marry의 마지막 부분에 와서 결정을 내렸다. Q.E.D.라니 너무 멋있지 않은가.

marry-marry-marry. Q.E.D.
결혼하자. 결혼하자. 결혼하자. 증명 끝.


7. 그 다음 다음 노트에는 결혼을 빠르게 할지 느리게 할지 고민했다. 자신의 행복, 탄생할 아이, 먼 미래의 일을 고민했다. 결혼 여부 결정 노트와 다르게 사진은 없고, 글만이 편지 모음에 들어있다.

여기서 그의 진정한 현명함을 볼 수 있는데
다윈의 결론은 'Nevermind, trust to chance'
'걱정하지마, 우연에 맡기자' 였다. 저저번주에 우연히 다른 책에서 인용한 이 말을 보자마자 울음이 나왔다.

다윈도 우연에 맡기지 않고선 그 많은 생각을 감당하기 힘들었음이 분명하다.

8. 노란 부분은 그가 결혼하기로 결심한 이유들 중에 내가 마음으로 온전히 공감하는 부분을 체크한 것이다. 작년 여름방학부터 과학자로 연구하는 삶에 가정이 낄 수 있는지 고민해왔다. 그저 미리 고민할 뿐, 누구나 겪어가는 과정이겠지.

아무리 많은 업적을 쌓아도 바쁜 꿀벌처럼 꿀을 모으기만 할뿐,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는 삶이라···
상상만으로도 도저히 견딜 수 없다.

위의 노트는 1838년 작성됐다. 그가 30세 때 일이다.
5년간의 비글호 항해가 끝난지 2년이 되는 해였다.
결혼한 엠마와는 사이가 좋아 행복한 생활을 하였다.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건 다윈의 지혜일까,
남은 강의를 듣고 자러 가야겠다 ^-^



URL:https://youtu.be/iXAvkmaut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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